.크고 작은 오해들 속에서 지금을 평범하게 살아가는 20대 청각·언어장애인 친구들에게 물었다. 조금의 관심과 올바른 이해만 있다면 충분히 바뀔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관계를 맺어 살아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지만, 나를 다르다고 단정짓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려움을 넘어 두려움을 갖게 만든다. ‘청각·언어장애인’인 ‘나’와 ‘나’인 ‘청각·언어장애인’이 서로 부딪히며 두려움을 극복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대화의 시작-소리-통하다-가족-지금’의 5개의 챕터로 나누어 보여준다.
(2015년 제16회 장애인영화제)
영화와 인권
예닐곱 명의 20대, 그들의 이야기를 눈을 마주 하고 앉아 ‘귀’ 기울여 듣고 있는 기분이다. 학교에서 짝꿍이 인사한 걸 듣지 못한 것에 대해 무시했다고 오해 받았던 경험이 ‘들린다’. 그가 듣지 못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구화로 소통하는 그의 눈길이 닿지 않을 때 인사한 짝꿍이 문제였지만. 그 오해는 상처가 되어 청각장애가 있는 그들의 몫이 된다. 감독은 사회가 청각장애인에 대해 기본적 이해를 바라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점에서 영화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영화는 청각장애인으로서 청인 중심의 세상에서 살면서 받았던 무수한 오해나 불편함을 ‘장애를 하나의 기회로 보며, 긍정적으로 살겠다’는 말로 서둘러 봉합해 버리는 것 같다, 아쉽다.
(2016년 제14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반다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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