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모든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담은 서정적인 영화. 내몽고의 탄광지역 잘라이누르에서 증기기관차의 기관사로 일하는 주유시앙(Zhu Youxiang)은 퇴직을 하고 중국과 러시아 국경 근처 도시에서 사는 딸을 찾아 나선다. 주유시앙의 조수인 리지종(Li Zhizhong)은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그를 따라 나선다. 영화는 이 지점부터 로드무비가 된다
탄광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잘라이누르의 광부들은 뿔뿔이 흩어질 것이고, 증기기관차 역시 곧 사라질 것이다. 인생의 황혼기에서 30년 동안 일한 직장을 떠나는 주유시앙은 조수 리지종과도 이별해야 한다. 그런데, 리지종은 왜 굳이 주유시앙을 따라갔을까? 감독은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도 않고 주인공들 역시 별다른 감정의 기복도 드러내지 않지만, 거친 황야와 서늘한 느낌의 하늘로 가득 채워 진 화면은 그들의 아픔을 표현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때문에 이 작품의 서사를 이끌어 가는 가장 강력한 힘은 ‘촬영’이다. (김지석-수석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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